최근 비폐쇄성 무정자증인 남성들 사이에 호르몬 치료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액 속에 정자가 없는 무정자증은 "폐쇄성 무정자증(1)"과 "비폐쇄성 무정자증(2)"으로 나누어집니다.

‘폐쇄성 무정자증(1)’은 고환에서 정자는 만들어지지만 배출 통로가 막혀서 정액 속에 정자가 배출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반면, ‘비폐쇄성 무정자증(2)’은 단순히 배출 통로가 막힌 게 아니라 어떤 이유로 고환에서 정자 생성이 아예 안 되는, 정자가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10~15%에서는 고환내 정자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폐쇄성무정자증(1)은 고환에서 얼마든지 정자를 찾아서(TESE) IVF(체외수정술/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임신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폐쇄성 무정자증(2)일 경우입니다. 비폐쇄성 무정자증일 경우 현미경을 이용해서 미세다중수술(Microsurgical TESE)까지 강행하더라도 정자를 찾기란 여간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비폐쇄성 무정자증(2) 남성들 사이에 남성호르몬제 처방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미세다중수술을 앞두고 상당수 난임의사들 사이에 HCG호르몬제 처방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수목여성의원)
(사진출처=수목여성의원)

이에 대해 남성불임 비뇨기과 전문의사들은 “정자희소증으로 인해 정자 수가 평균보다 떨어지는 남성은 물론이고 정자 생산이 힘든 정자 비폐쇄성 무정자증에게 남성호르몬제 투여는 정자생산을 막는 지름길이며, 특히 비폐쇄성 무정자증 남성에게 HCG호르몬제 처방을 하는 것은 정자 생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남성불임 비뇨기과 전문의 서주태 원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러합니다.

“일반적인 비폐쇄성 무정자증 남성에게 난임의사들이 HCG(융모성 성선자극 호르몬)호르몬제를 투여하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FSH를 더 분비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데, HCG 투여한다고 FSH(생식세포자극호르몬)가 더 분비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FSH, LH호르몬이 다 상승되어 있거나 그냥 정상수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이런 약을 투입해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부 일본의 모 그룹에서 미세다중수술을 한번 실패한 사람에게 일부 약(HCG호르몬제)을 써 봤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노출했습니다.

FSH(생섹세포자극호르몬)와 LH(황체형성호르몬)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FSH는 생식세포를 자극해서 정자를 만들게 하고, LH는 남성호르몬을 분비하게 자극하는 호르몬입니다. 비폐쇄성의 경우 정자생산이 안 되니까 남성호르몬 수치가 저하될 수 있고, negative feedback(네가티브 피드백)으로 오히려 FSH가 올라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선기능저하증(뇌하수체에서 LH와 FSH 분비가 떨어지는 질환)에서 HCG호르몬제로 1차 치료로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비펴쇄성 무정자증 남성에게 HCG호르몬제 처방하는 것은 별 효과 없는, 의사가 뭐라도 처방해야 하니까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남성의 몸에서 정자가 생산이 되는 기전은 이러합니다. 난자가 자라는 기전과 같습니다.

먼저, 여성부터 살펴볼까요? 

생리시작과 함께 그달의 생식체계 리셋이 되면 뇌하수체는 난자를 키우기 위해서 FSH(생식세포자극호르몬/난포자극호르몬)호르몬을 혈액에 띄워서 내려보냅니다.

난소가 이를 수용해서 난자를 키우고 난자가 자람으로 해서 난자에서 에스트라디올(E2)이 분비 합니다. 또한 에스트라디올(E2)이 분비됨으로써 자궁내막에서 E2를 수용해서 배란 때 내막이 자라게 됩니다.

난자가 어느 정도 성숙이 되면 뇌하수체가 LH호르몬을 분비하면 난소가 또 LH를 수용해서 드디어 배란이 됩니다. 배란이 되면 난소 배란된 그 자리에서 황체가 형성되어 프로게스테론이 분비가 되면 자궁벽이 더 두꺼워져서 수정란이 착상되기 좋은 환경이 완성이 되지요.

정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자는 뇌하수체가 분비하는 FSH에 의해 정자가 만들어지면서 남성호르몬이 분비가 됩니다. 남성호르몬은 정자 생산 이후에 분비가 되는 겁니다.

정자가 고환에서 만들어져서(뇌하수체가 분비하는 FSH에 의해) 부고환에서 성숙해지고 똑똑해져서 정관을 통해서 정낭을 지나서 전립선을 통과해서 요도를 지나서 사정이 되기까지 90일이 걸립니다.

즉 꼬리 달린 정상 정자가 되는데 약 72~76일 걸리고, 꼬리 달린 정자가 고환 안에서 부고환으로 나와서 성숙해지는데 12~18일 걸려서 90일이 되는 것입니다.

남성호르몬제를 투여하면 왜 정자생산에 제동이 걸릴까요?

여성호르몬이 난자가 자름으로써 에스트로겐(E2)이 분비가 되듯이 남성호르몬 역시 정자가 생산이 되면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따라서 몸 밖에서 남성호르몬제를 자꾸 투여하면 뇌하수체는 정자가 잘 생산이 되는 것으로 인식해서(피드백체제) FSH 분비를 덜 하게 됩니다.

반대로 정자 생산이 잘 안 된다면 FSH 분비가 더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만약 FSH수치가 평균 이상으로 높다면 정자생산에 문제가 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차병원 비뇨기과 송승훈 교수 또한 비슷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비폐쇄성무정자증은 미세다중수술을 해도 정자를 찾을 수 있을 확률이 매우 낮아서 수술 전에 클로미펜(FSH 분비 촉진을 위해) 처방을 해 보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결론적으로 정자희소증 남성과 무정자증 남성(비폐)일 경우 남성호르몬제 투여는 금물이며, FSH호르몬 수치를 올리기 위해 HCG호르몬제 처방하는 것도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