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불임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난모세포 속 단백질의 역할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멜리나 슈 독일 괴팅겐 막스플랑스 다학제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난모세포 속 '세포질 격자'로 알려져 있는 일종의 단백질 저장소에서 불임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난임률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0.37%씩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불임과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인구수는 지난해 37만 명을 넘어섰다.
연구팀은 난모세포 내 세포질 격자에 주목했다. 난모세포는 난자의 근원이 되는 세포로 난소 내 분열 증식을 멈추고 성장기에 들어간 세포다. 이 시기에 배아 발생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저온 전자 단층 촬영법으로 암컷 쥐 난자의 난모세포를 3차원 이미지화해 살핀 결과 가는 실다발 모양의 세포질 격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성숙기에 이른 난모세포는 수정되지 않을 경우 배아 발생에 필요한 단백질을 다른 곳에 저장해두는데, 이때 세포질 격자가 단백질 저장소로 활용됐다.
무엇보다 세포질 격자의 PADI6, SCMC이라는 단백질이 배아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ADI6와 SCMC를 생산하는 유전자가 무력화되는 경우, 세포질 격자 내에 배아 발생을 위한 단백질 저장이 어려워졌다. 그 결과 배아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돌연변이가 생긴 사람들의 수정란은 첫 체세포 분열 이후의 과정까지 이르지 못한다”며 “이 경우 체외수정도 임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