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생식능력이 위기에 몰린 걸까. 최근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하가이 레빈(Hagai Levine)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3~2018년 전 세계 남성의 정자 밀도가 밀리리터당 1억1120만 개에서 4900만 개로 51.6% 감소했다.
연구팀은 53개국이 실시한 223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5만7000여 명의 남성 정자 수를 분석한 결과, 북미·유럽·호주·뉴질랜드 남성은 물론이고 이전 연구에서 표본으로 다루지 않았던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1972년 이후 남성 정자 수는 전 대륙에서 매년 1.16%씩 감소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정자 감소율이 2.64%로 악화하고 있다.
남성 난임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정자의 밀도가 밀리리터당 4000만 개 이하로 떨어질 경우를 생식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임계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최근 남성들의 정자 평균 밀도가 4900만 개로 임계점을 겨우 웃돌고 있는 것이다.
전체 평균이 임계점을 겨우 상회한다는 것은 상당수 남성이 임계점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고, 그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주요 저자 레빈 교수는 “정자의 급격한 감소는 지구에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은 위기로 인식할 필요가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을 지나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자 실태검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정자 수 감소에 대해서 “비만, 흡연, 음주, 약물 등의 잘못된 개인의 생활방식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환경오염, 플라스틱 폐기물에 지속적인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주태비뇨기과 서주태원장은 “지난 40년간 정자 수가 꾸준히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자 감소에 대한 최근 분석결과는 남성의 나이, 정자의 질 등 정확한 기준이 없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 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상 정자 수치 기준을 밀리리터당 1500만 개 이상으로 보고 있다. 남성의 정자 상태는 관리만 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므로 술과 담배를 줄이고 스트레스 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